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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병원과 의사 잘못 선택하면 일생을 망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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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게 무척 인상적으로 다가온 사건기사가 두 건 있다.
일명 서산중앙병원 사건과 탤런트 곽진영의 고백 사건.

서산병원 사건은 아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담당 의료진의 어이없는 실수로 생리통을 맹장염으로 오진한 뒤 수술을 잘못 해 24살 꽃다운 여인이 채 피워 보지도 못 한 채 억울하게 하늘나라로 간 사건이고(난 살다살다 생리통을 맹장염으로도 오진할 수 있다는 걸 이 사건 때문에 처음 알았음, 더 기가 찬 건 담당 수간호사는 도주하고 병원 측은 어깨를 동원해 유가족들을 누르고 있다는 것. 하여간 이 건 21세기인 이 시대에 백주대낮 번화가 거리에서도 조폭들이 연장들고 설치질 않나? 이런 소설로 써도 억지스러운 비상식적인 대형병원 오진이 끊임없이 일어나질 않나? 한국 당당히 바로 서려면 아직 멀었음을 새삼 실감함) 또 하나 탤런트 곽진영 고백은 성형 부작용으로 미래가 막혀버린 곽씨의 힘 든 현재 스토리.

아마 지금 20대 중반 이하들은 곽진영씨가 누군지 잘 모를 것이다.
1990년 MBC 20기 공채 탤런트로 선발돼 연기자가 된 그녀는(이 때 그녀의 동기로는 한석규씨와 박철씨 등이 있음) 대부분의 공채 출신들이 그렇듯 당시 인기 드라마 산 너머 저 쪽 등 각종 드라마에서 단역을 전전하다 92년 방영을 시작해 국민 드라마로 떠오른 당대의 인기 드라마 아들과 딸에서 개성 넘치는 종말이 역으로 이름과 얼굴을 크게 알린 뒤 각종 연기상을 수상했고 개성파 조연급 연기자로 크게 각광 받기 시작했던 인물이다.

(지금도 올드 드라마 팬들은 극 중에서 가난한 딸부잣집 군더더기 막내딸로 태어나 갖은 구박과 천대를 받으면서도 웃음과 여유, 꿋꿋함을 잃지 않고 악착같이 제 몫을 챙기는 낙천적이면서도 야무진 여우같은 그녀의 캐릭터를 기억할 것이다. 이 배역은 어쩌면 주연인 후남이 역의 김희애보다도 나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고 명성을 얻은 드라마의 캐릭터가 너무 오래 따라 붙는 게 문제였다.
그 뒤 계속 종말이 같은 강한 캐릭터만 섭외가 들어와 한동안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당시 인터뷰마다 그녀는 늘 이런 말을 되풀이 했다.

``이제는 저도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은데 사람들이 절 늘 한 가지 모습으로만 봐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그녀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지금이야 그렇지 않지만 당시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대규모 얼굴성형을 감행한 것.
너무 말괄량이 같은 얼굴형이 문제라고 생각했는지 눈과 코를 손 대어 그녀가 그렇게도 원했던 여성스러움을 연출할까 했는데 그만 심각한 실패결과를 낳아 버린 것이다.
눈 모양이 이상하게 된 건 둘 째치고 제대로 감기지조차 못 하게 된 것.
너무 이상하게 되어 담당의사와 협의 후 재수술에 들어 갔으나 결과는 역시나 마찬가지.
그 결과 방송에 복귀하기 위해 카메라 테스트를 받으면 담당자들이 얼굴이 카메라에 너무 이상하고 부담스럽게 잡혀 이 번 배역은 맡기 힘 들겠다라는 배우로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얘기만 들어야 했다고 한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녀를 수술시켜 주었던 의사는 그녀 말고 또다른 환자까지 수술실패 시키는 바람에 압박감을 견디지 못 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일까지 벌어져 그 흔한 책임조차 물을 수 없게 되었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누드화보까지 찍게 되는 등 수술실패 한 번으로 자신의 모든 미래를 망가뜨리게 되었으며 오랜 침묵 속에서 술과 약물로 세월을 보내다 요즘 과거 스타들의 근황을 묻는 프로그램이 생겨 그 모든 경위들이 알려지게 되었다.

난 개인적으로 이 곽진영씨와 얼마 전 고인이 된 유니씨가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두 사람 다 저력과 가능성이 많아 개성파 성격파 조연 여배우로 나갔다면 참 장수하며 한 몫 단단히 할 사람들인데 한 사람은 어이 없게 이승과 작별을 고해 하늘나라로 갔고 또 한 사람은 다시 하고 싶어도 받아주는 데가 없어서 천부적인 연기재능을 썩히고 있고.

참 사람 인생, 한 편의 서글픈 코미디 같다는 생각이 부쩍 든다.
누구는 사람 하나 잘 만나 팔자 피고 인생 쉽게 사는데 누구는 그저 운이 없어 꽃다운 나이에 모든 걸 잃게 되고.
특히나 이 병원이나 의사처럼 개인의 목숨과 미래가(얼굴이나 몸 성형 분야) 달린 일은 이래서 정말이지 신중하고 꼼꼼하게 선택하고 볼 일 같다.
하긴 정말 잘 선택하고 주의했다 해도 또 운 나쁘면 꼬이는 게 사람 일이니 참...

인생사 참 그 어느 것 하나 만만하고 쉬운 게 없는 것 같다.
그리고 꼭 열심히 하고 노력만 한다고해서 누구나 다 타인으로부터 인정 받으며 잘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오늘따라 왜 이리 부쩍 드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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