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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연예,문화

더블스파이 vs 인사동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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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에는 '더블스파이',
어제 저녁에는 '인사동스캔들'을 보았습니다.
일주일에 한편 정도의 (영화관에서의) 영화 감상이 가능한 까닭은
공짜이기 때문입니다. 전 좀... 공짜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동서고금의 진리가 때로 제 앞에서 무너지기도;


영화감독으로서는 새내기에 가깝고, '본' 시리즈의 시나리오 작가로 더 유명한
토니 길로이 감독의 전작 '마이클 클라이튼'을 꽤 재미있게 보았던 저로서는
신작 '더블스파이'에도 그럭저럭 후한 점수를 주고 싶기는 합니다만,
일반 관객들의 볼멘 소리를 들을만은 하다고 생각함미다.

명색이 스파이(첩보)물인데, 격투씬이나 총격씬도 없고, 하다못해 그 흔한  자동차
추격씬(카레이싱)조차 없는 맹숭맹숭한.... 게다가 과거와 현재를 수시로 넘나들고,
씰데엄시 스크린을 잘게 쪼개대는 것이, 불편해진 관객은 어지럼증을 호소할 지경.
그래도 저는 뭐.. 나름... 좋았슴미다.

두 거물급 배우(쥴리아 로버츠-개인적으로 좋아했던 이 여우는 왠지 한물 간 것 같은
삘이 더 강하져- 클라이브 오웬)의 강한 캐릭터도 살아 꿈틀대고, 폴 지아마티, 톰 윌
킨슨 등의 중견급 조연들의 개성도 빛을 발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의 몰염치, 비인간성,
치사스러움의 면면이 적나라하게 펼쳐지는 것도 매력적이죠. 영화를 같이 본 친구 넘
표현에 의하면 '참 미쿡적인 결론'이라는 라스트 씬에, 허망함을 느끼기보다는 웃음
짓게 만드는 것이 이 영화의 힘일지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 영화를 즐기는 팁은, 두 여남 주연(인물)의 사랑에 촛점을
맞추는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신뢰와 인간성을 등진 채. 온전히 이익과 탐욕에만 눈
먼 '기업적 마인드'를 가진 인물들이, 배신과 음모가 판을 치는 세상에서 구현해 낸
'사랑, 그 놈'의 가치는 꽤 신선합니다. 그'배신과 음모가 판치는 바닥'에서 약아 빠지고
닳고 닳은 두 남녀가 신뢰를 구축해 나가며 사랑을 지켜나가는 과정이라고나 할까요.
그러니까, 이 영화는 '첩보물'이 아니라, 멜로물, 혹은 러브스또리,여야 하는 것 아닐까효?ㅎ

단 며칠의 간격을 두고 본 '인사동 스캔들',
이 또한 온갖 클리셰들로 가득합니다.
음모 배신 등등...
그런데 한가지 더 낡아빠진 것이 추가됨미다.
바로, 정의! 훗,
게다가 선과 악의 경계가 이토록 극명할 수는 업슴미다.
시나리오를 직접 쓴 감독은 세태를 뒤집는 권선징악의 메세지를 담아내려 했던 걸까요?
결과적으로는 실패한 듯 보입니다.

이건 뭐.... 생생한 캐릭터의 구축은 커녕, 기본적인 리얼리티조차 엄써효.
고미술품, 혹은 그림들에 대한 상식이야 저같은 치들에 비한다면 풍부한 것도 같고,
또한 인사동에서 횡행하는 복제품 거래와, 미술, 혹은 예술에 관한 허영들이 어떻게
돈으로 환산되는지, 정교한 복제품들은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를 보여준 것 정도는
꽤 그럴듯 하게도 보입니다만, 기본적인 캐릭터 구축에 있어서는 실패한 듯 보입니다.
설득력이 없어요, 전혀.

요란한 화장질과 옷 매무새, 그리고 파란색의 렌즈만 끼면 팜므파탈이 만들어진다면
성공할 법도 했겠으나, 배태진(엄정화)이라는 여자가 왜 그리 처절한 '악'으로 화했는지,
이강진(김래원)이 왜 그토록 제 과거의 오욕에 집착하여 치밀하고 냉철한 전력가로 화하
여 정의구현에 힘 쓰는지, 일개 관객인 저로서는 납득하기 힘듭니다.
코메디언 출신 임하룡의 서툰 연기야 새삼스러운 것도 아닙니다만,
모르긴해도 연극계에서는 꽤 알려진 듯한 조연급 배우들의 감칠 맛나고
능청스러운 감초 연기도 그래서 빛을 잃고 맙니다.
심지어는 민망해 보이기도 하죠.
감독의 재능이 배우들을 어떻게 좌지우지 하는지 잘 보여준 케이스로는
남을 법도 하겠습니다.

다음을 비롯, 영화 싸이트들에 들어가보니 관객평이 (혹평보다는) 월등하게 '호평'쪽으로
기울어  있더군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타짜'는 커녕, 제 개인이 그토록  씹어돌렸던
'범죄의 재구성'만도 못합니다. 엄정화의 악에 치받힌 연기(열연으로 칭송 하기에는
엄청난 무리가 따르는)도 어색하고, 김래원의 느물거림도 조승우의 그것에 비하면 택도
엄슴미다. 본격적인 개봉 후에는 아마 여러모로 '타짜'와 비교될 것이기에, 저 역시 단순
비교 해본다능.

아뭏든 킬링타임용 오락영화로서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제 개인의 평으로는...
감독과 제작사와 배우들의 열정, 그리고 그 열정에 준하여 쏟아부은 돈과 물량에 비하면
턱없는 졸작이 만들여졌다고, 생각됨니다.  물론 영화를 즐기는 관객으로써 심히 안타깝
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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