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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리뷰,기타...

버스에서 만난 민폐몰염치 종결노인 이야기

포항홈페이지제작 미래제작소

이 사연은 벌써 몇 년이나 지난 일입니다
유쾌하지 않은 기억이며 또한 어떻게 보면 웃기는 사연이기도한데 여기서 이렇게 들려드리는 이유는 어쩐지 이 사람이 아직도 그러고 살 것 같아서 이 글을 읽는 분들만이라도 혹시 마주치게 된다면 주의하라는 차원에서 털어 놓겠습니다
사건은 정확히 6년 전인 2005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워낙 특이했던 상황이라 시기까지 정확히 기억하고 있는데 그 날 전 대구에 볼 일이 있어 일을 마치고는 동대구 터미널로 가서 서울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올랐습니다
시간대가 애매해서 그런지 버스 안은 한산한 편이었고 전 자리에 앉아 가방과 소지품을 정리하고 있는데 대략 60대 초중반 그러니까 아저씨라 하기엔 나이가 있고 그렇다고 할아버지라고 하기엔 다소 젊은 분이 버스 안을 여기저기 기웃대며 두리번거리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자리를 못 찾아서 그러나 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젊은 남자를 발견하면 옆에 앉아도 되냐 자꾸 물어보더군요
그러자 손사래를 치는 승객들.
그 광경이 의아하기도 하고 정신 사나워 성격이 직설적인 전 대놓고 그 분께 물어봤죠
이렇게 좌석이 많이 남아도는데 왜 옆자리를 찾느냐고.
그 날 좌석이 거의 30% 가량 빈자리였거든요
그러니 앉을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자리를 묻고 다니는 그 사람이 수상해 보였기 때문이죠
그러자 이 사람 하는 대답이 나 혼자 차 타고 가자니 심심하고 적적해서 말벗이라도 해 줄 상대가 필요해서 그런다고 하는 것이었어요
여기까지만 들으면 노인네가 오죽 적적하면 그럴까 싶어 이해가 돼 그런가보다 했고 마침 저도 혼자 탄 처지라 옆자리가 비어서 그런지 옆에 앉아도 되느냐고 묻길래 예의 바르게 그렇지만 단호하게 거절 했습니다
그 날 짐이 좀 많았던데다 제 성격이 원체 예민하고 까다로워서 낯 선 사람이 옆에 앉는 걸 원치 않아 딱 잘라 거절했죠
그러자 그 노인은 그래도 포기 않고 다른 자리를 물색했고 결국 받아주는 사람이 없었는지 자신의 자리인지 남의 자리인지 가서 앉았는데 차가 출발하기 직전 그 노인 또래로 보이는 어떤 아주머니가 탔고 그 아주머니 자리가 마침 그 노인 옆이었는지 옆에 앉는 것이었어요
그러자 그 노인이 자리를 바꿔 달라고 했나봐요
아주머니가 왜 그러냐고 했더니(이 부분은 제 기억이 분명치 않은데 아마 그 아주머니도 그 노인이 옆자리 찾는 광경을 보았다가 잠시 내렸다 다시 탄 걸로 생각함) 자신은 옆에서 얘기나눌 사람이 필요한대라고 말 하더군요
그러자 아주머니가 제가 옆에 있는 게 어때서요 우리끼리 데이트 하면서 가면 되죠라고 넉살 좋게 웃으며 말 하자 이 노인 왈, 여자가 옆에 앉는 게 불편하다 그런 소리를 제 자리까지 다 들리게 하더군요
이에 아주머니는 빈정이 확 상했는지 날카로운 목소리로 여기는 제 자리니 아저씨가 얼른 일어나 다른 자리로 가세요라며 쫓아냈고 결국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었어요
상황을 보니 그 노인, 그 자리가 원래 지정된 자리도 아니었나봐요
안그래도 추운 날이었는데 이 노인 덕분에 버스 안 공기가 정말 더 싸늘해졌고 참 개념없는 노인네네 이런 생각을 하며 어이없이 쳐다보는데 바로 제 앞 자리 옆, 그러니까 대각선 위치에 앉은 대학생으로 보이는 갓 스무살이나 됐을까 싶은 어떤 남자애가 그 노인에게 제 옆에 와서 앉으세요 이러는 것이었어요
아마 그 애가 순진해서 그리고 마음이 여리고 착해서 그 노인이 불쌍하고 딱해 보여 선심을 베푸는 차원에서 그런건가본데 이 애가 금방 후회할 상황이 곧 펼쳐졌죠
이해를 돕기 위해 상황을 설명하자면 제가 앉은 자리는 앉은 사람 기준으로 우측 좌석이었고 그 노인과 애가 앉은 자리는 정확히 제 바로 앞 좌석의 왼 편 대각선 쪽으로 애는 창가 쪽 노인은 통로 쪽, 전 가방을 창가쪽 좌석에 올려놓은 채 통로 좌석에 앉아서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 노인 옆에 앉자마자 쉬지 않고 입을 놀리대요
레파토리는 뻔해요
지 왕년에 뭐 했고 뭐 했고 그 시절에 날렸고 식의 노인들 특유의 과거경력 자랑 허세, 또 노인 아니랄까봐 목소리는 또 어찌나 큰지 대화내용 생중계.
그 애는 연신 떠들어대는 노인의 얘기를 들어주느라 옆모습으로만 보였지만 당혹하고 피곤해하며 억지로 웃는 게 포착 되었고 그러다 시간이 좀 흘렀을까 싶더니 잠시 조용하더군요
왜 이리 갑자기 조용하지 노인이 잠 들었나 싶어 고개를 돌려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그 노인이 옆자리 사람 그러니까 제 바로 앞에 앉은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어요
제 앞에 앉은 사람은 중년남자였는데 그는 신문을 보고 있다 이 노인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고개를 돌려 그를 흘깃흘깃.
그 노인의 시선은 그 남자가 보고 있는 신문으로 향했는데 물론 남의 신문 훔쳐볼 수도 있는 것이지만 이런 경우 슬쩍 보고 말죠
그런데 이 노인은 무슨 활홀경에 빠진 듯 몇 분간 계속 그 신문과 남자를 노골적으로 번갈아보는 것이었고 이를 느낀 남자는 몇 번 눈치를 주다 결국 안 되겠다 싶었는지 그리고 그 노인의 의중을 눈치 챘는지 날 선 음성으로 이렇게 말 하는 것이었어요
`이봐요 아저씨, 저 이 신문 다 안 봤거든요`
그러자 속마음을 들킨 듯 헛기침을 하며 딴청을 부리는 노인, 그러니까 이 노인은 그 신문 나도 보게 주지 이걸 몸으로 표현한건데 사실 신문이라는 게 그렇죠?
몇 백원짜리 종이라서 다 보고 나면 옆사람 주는 건 아무 일도 아닌데 그 신문주인 입장에선 줘도 상관은 없지만 그렇게 불쾌한 시선과 행동을 하는 노인이 얄밉고 한심해서 그렇게 대놓고 면박을 준 것이고 노인 입장에선 다 볼 때까지 기다리거나 좋게 부탁 하면 될 걸 개념없이 행동하다 결국 본전도 못 찾은 셈.
그 직후 노인은 또 옆에 애 쉬지도 못 하게 말을 계속 시켰고 피곤해 죽겠네 나 눈 좀 붙이고 싶어라는 제스추어가 느껴지는 그 애가 안 돼 보여 결국 전 총대(?)를 맸습니다
대놓고 그 노인을 향해 `다들 피곤해서 눈 붙이고 있는데 잠 좀 자게 거 좀 조용히 하시죠`라고.
그러자 나 말고도 다른 승객들의 각진 시선이 그 노인에게로 향했고 그제서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꼈는지 깨개갱 하는 얼굴이 되어 침묵에 들어간 노인.
결국 잠잠해졌는데 완전 대박은 버스가 휴게실에 정차했을 때였어요
다들 버스에서 내려 화장실에 가거나 식당으로 뿔뿔이 흩어졌죠
저는 원래 휴게실 음식을 전혀 먹지 않는 성격이라 볼일만 본 뒤 차에 오르려는데 화장실 앞에서 통화 중인 그 노인을 발견 했어요
그 노인이 어쩐지 신경 쓰여 그 노인 등 뒤로 잠시 슬쩍 지켜 보았는데 휴대폰이 당시 가장 비싼 기종이었고 메모지인가를 꺼내기 위해 지갑을 여는 걸 보니 돈도 두둑해 보이대요
그래서 돈은 좀 있는 노인네인가보다 하고 차로 돌아왔는데 아까 그 남자애는 알감자 같은 간식을 들고 먹고 있는 것이었어요
그 모습을 보며 자리에 앉는데 그 노인도 곧 차에 올랐고 자리에 앉자마자 그 애를 빤히 쳐다보더니 이러대요
`학생 내 건 없어?`
그러자 이쑤시개에 박힌 알감자를 손에 든 채 황당한 얼굴로 그 노인을 쳐다보는 남자애 표정이라니.
정말 가관도 그런 가관이 없고 민폐도 그런 민폐 종결자가 없대요
사실 그 때 상황으로 보면 그 노인네가 그 학생이 자리에도 앉혀주고 얘기도 들어준 게 고마워서라도 자신이 깡통음료라도 사들고 와서는 실례가 많았는데 이거라도 먹어봐 이래야 할 판국에 도리어 내 간식도 챙겨주지 이러다니.
아무리 제 삼자 입장이라지만 그 노인네 꼴이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 없고 또 역겨워서 전 바로 고개를 돌려 창 밖으로 시선을 고정했는데 그 다음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윽고 버스는 목적지인 양재터미널에 도착했고 승객들은 긴 여정을 마치고 하나둘 하차했죠
그 노인은 끝까지 무개념답더군요
아까까지는 지 개인적인 얘기까지 들려주던 그 애한테 조심히 가라 식의 인사 한 마디도 없이 마치 길 가다 스친 사람마냥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자기 발길대로 가버리고 이에 황망해하는 그 남자애 표정이 내 눈에 포착 되었죠
떨떠름한 얼굴이 된 그 남자애를 쳐다보며 전 잠시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봤지? 바로 그런 게 세상이란다 별별 종자 다 있고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전까지는 상대를 향한 경계를 늦추면 안 되는데 니가 세상물정을 몰라 그리고 괜한 친절 베푸려다 좋은 소리는 듣지 못할망정 그런 꼴 같지 않은 인간한테 걸려 재수없는 경험을 했어`
그런 생각을 하며 지하철을 타기 위해 움직이던 중 화장실에 들렸다가 그 노인을 또 보게 되었어요
마주치기도 역겨워서 고개를 돌려 화장실 칸 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노인이 통화하는 걸 들었죠
그런데 그 노인 한다는 소리가 뭐랬는 줄 아세요?
분명히 똑똑히 들었는데 아마 부인과 통화 중이었나봐요 전화에 대고 한다는 소리가 `나 지금 들어가니 얼른 밥 해놔, 여태 밥 안 먹었냐고? 아까 차에서 얻어먹으면서 해결하려 했는데 실패했어 젠장, 그 놈 참 인심 한 번 야박하대 요즘 것들은 어른 공경할 줄을 몰라요`
정말 가관이죠?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기억해도 부화가 치밀만큼 저질끝판인 노인네
아마 그 노인은 돈은 참 많이 모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순전히 남 빈대 붙어 빨아먹는 걸 당연한 생활이라 여길 테니까요
그리고 그 순진한 남자애 지금은 나이가 들고 사회경험도 쌓여 이제는 그런 부류들한테 쉽게 안 낚일테죠?
하긴 따지고 보면 인생은 다 그런 것이죠
살면서 숱한 과도기와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비로소 성숙해지고 어른이 되고 여우가 되는 것, 이런저런 사람 다 겪어가며 세상과 현실의 이치를 차차 깨달아 가는 것이죠
마치 신밧드의 모험에 나오는 신밧드 등에 올라타 신밧드가 죽을 때까지 버티려드는 무서운 괴물노인 같은 그 노인 지금도 그 한심한 면상이 기억납니다.
얘기가 정말 길었는데 여기 분들, 혹시 버스나 열차 같을 걸 탔다가 만일 저런 사람 발견하거나 자신에게 접근해오면 절대 상대하지 마세요
어딜 가나 낯 선 사람은 주의가 필요한 것이고 눈 뜨고 코 베인다는 말이 그냥 있는 게 아니죠
저처럼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녀 본 이들은 말 안 해도 알테지만 세상은 저렇게 비상식적인 인간들 수두룩하며 이상하게 제 기억상 이런 사건들은 주로 험상궂고 사나운 이들이 아닌 그 노인처럼 순박해 보이는 노인들이 특히 많더군요
아마 그 이유가 상대들이 그 사람을 순진한 시골사람으로 판단해서 경계를 늦추기 때문인가봐요
그래서 인신매매 사건 같은 걸 보면 순진하고 순박해 보이는 노인을 자신들의 행동책으로 앞세워 미끼를 던지는 건가봐요
길 가다 힘 세 보이고 사나운 인상인 사람이 부탁을 하면 바로 튀지만 저렇게 불쌍해 보이는 노인이 짐 들어달라 식으로 부탁을 해 오면 쉽게 거절 못 한다는 심리를 이용해.
그리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노인이 옆자리에 앉을 상대로 젊은 남자애들만 물색하고 아주머니는 물리친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순진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애들한테 붙어야 성공하지 그 아주머니처럼 세상 돌아가는 거 뻔히 알 나이인 약은 중장년 더구나 남자도 아닌 여우같은 여자한테 붙어봤자 지 꼼수가 안 통할 거란 것쯤은 전문가(?)인 그 노인도 알고 있을테니까요.
아무튼 어딜 가나 낯 선 사람은 늘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래서. 하긴 평소 잘 아는 사람한테도 당하는 마당에 이거야 두 말 하면 입 아프죠
그 노인 기억 때문에 크게 느낀 바가 있어 원래도 그래왔지만 저 사건 이후에는 더더욱 옆자리에 아무도 앉히지 않습니다 물론 좌석이 만원일 때는 불가피하니 예외지만.
어쨌건 이제와 다시 기억해봐도 소름 끼치게 재수없고 역겨운 그 저질노인네, 내 일은 아니지만 그 나이에 어른으로서 모범은 못 보일망정 타인의 친절 그것도 착하고 여린 애들의 순진한 노인공경심리를 이용해 등골 빼먹을 궁리를 하다니 지금 생각해도 역겹군요 완전 양아치 노인네...

늙으면 빨리 죽어야지 이 소리가 바로 이런 인간들 두고 하는 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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