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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노총각들이 가장 속 터지고 억울할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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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내가 즐겨보는 막돼먹은 영애씨를 시청하는데 아주 통쾌하면서도 인상 깊은 대목이 등장했다.
어이 없다 못 해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말도 안 되게 억지스럽고 비현실적인 다른 드라마들과는 달리 지극히 현실적인 스토리와 또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들이 등장해 내가 눈 여겨 보는 이 드라마에서 그동안 이 드라마 마지막 멘트처럼 숱한 연애에 실패하며 고군분투 스토리만 거듭해 왔던 여주인공 영애씨, 겨우 찾아온 듯 싶은 원준과의 연애마저 결국 쓰라린 실패로 돌아가자 영애씨 끝내는 고심 끝에 자신은 평생 솔로로 살아가리라 결심하게 된다.

이런 마당에 평소 친하지도 않고 연락 한 번 없던 옛 친구가 갑자기 만나자는 연락을 해 오는데 이 대목만 들어도 눈치 빠른 분들은 감을 잡을거다.
이렇듯 평소에는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갑자기 만나자고 할 때는 대부분 돈 빌려달라거나 혹은 보증인이 필요하다거나 또는 무슨 보험가입 이런 거 아니면 각종 경조사 문제, 즉 지 아쉬워서 손 벌릴 궁리하려고.

아니나 다를까?
영애씨 친하지도 않던 애가 날 왜 부르나 의아해하며 친구를 만나러 나갔더니 이 친구 왈, `이번에 나 결혼하니까 알지? 식장에 꼭 와줘!`
한 마디로 지 축의금 한 푼이라도 더 벌게 해 주고 또 지 쪽 하객석 단 한 개라도 더 채우게 해 달라 이 부탁하는 소리지 뭘...

(아무튼 난 개인적으로 이런 인간들 진짜 재수 털린다. 평소에는 한 번 들여다 보지도 심지어 연락 한 번 안 하고 살다가 꼭 지 아쉬울 때만 손 벌리는 소리 하는 유형들. 지가 정말 필요할 때 상대를 써 먹고 싶으면 미리 기본적인 도리 정도는 하고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
난 내가 뭐라도 주는 사람 아니면 정말 다 죽어가는 상황이 되더라도 상대에게 아쉬운 소리는커녕 고개도 안 내미는데.
이건 자존심 이런 문제를 떠나 인간의 기본개념이라고 본다)

그러나 천하의 이 영애씨는 단호하게 `노우!`를 외치며 어이 없어 하는 친구를 아랑곳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린다.
나가기 전 부탁을 거부하는 이유로 `니가 언제 나한테 연락이라도 한 번 한 적 있어? 꼭 이럴 때만 연락하는 거 정말 기분 나빠, 그리고 무엇보다 난 싱글로 살거라 어차피 본전도 못 찾을 거 뻔한데 미쳤다고 친하지도 않은 애 결혼식에 축의금 내냐!`

역시나 자기 할 말은 다 하고 사는 영애씨다운 행동인데 난 이 대사를 들으며 얼마나 통쾌하던지 한 3년 묵은 체증이 다 내려가는 기분이 들었다.
게다가 이 행동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건 친구란 여자의 태도!
지가 아쉬워서 얼굴에 철판 깔며 손 벌리는 주제에 친구에게 정중하게 부탁하는 것도 아니고 `너 내 친구잖아! 그러니 이런 부탁 당연히 들어줘야지!` 이런 식의 거만을 떨었다는 거!
최대한 예의를 갖춰도 될까말까 싶은 마당에...

대부분 이럴 때 보면 한국 사람들은 꼭 속으로는 `이런 왕재수` 이러며 욕 하면서도 겉으로는 체면과 자기 이미지 같은 걸 생각해 애써 태연한 척 하며 받아주는 척 하고 그러는데 이 여인은 그러지 않았으며 또 이런 태도 난 적극 찬성한다.

진짜 100% 현실적이고 시원한 태도 아닌가?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지 아쉬울 때만 불쑥 고개 내미는 것도 황당한 꼴불견인데 이도 모자라 결혼도 안 할 사람한테 보태 달라니? 이거 완전 추태고 아마도 한국만의 사회적 고질병이 아닐까 싶다.
나도 이런 경우 많이 겪었고 또 주변인들도 이런 일 흔히 겪는데 누군지 이름조차도 가물가물한 사람이 느닷없이 나타나 얼굴에 철판 깔고 부탁해 오거나 혹은 청첩장 같은 걸 보내봐라!
완전 어이 없고 기분 언짢아진다.

특히나 독신들은 한층 더 하겠지!
그나마 절친한 사이라면 참겠지만 이도 아니고 어설픈 사이인 이들의 갑작스런 초대(?)라니?
독신으로 살면서 진짜 이보다 더 복장 터지고 억울할 일이 또 있을까 싶은데 아무튼 한국의 이 미묘한 고질병인 `자기 아쉬울 때만 짠 하고 나타나 다른 사람 피곤하게 만들며 어떤 걸 부탁하는 일` 이제는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어쨌건 난 정말 친하고 믿음가는 사람, 그리고 나를 챙겨 주거나 혹은 내가 계속 알고 지내고 싶은 이들은 무슨 행사가 됐건 달려가지만 어디서 듣보잡 같은 게 옛 친구라고 혹은 무슨 사이라고 들이밀 때는 본 척도 안 한다.
지 아쉬울 때만 손 벌리는 이기적인 무개념들 정말 얄밉고 재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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