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라의 컴백이 반갑지가 않다.

요즘따라 추억의 90년대 가수들 모습이 눈에 많이 띈다.
너에게 원한건으로 90년대 초중반경 돌풍을 일으켰던 노이즈도 그렇고 90년대 중반 청소년들의 아이콘이었던 룰라등이 그런한데,

요즘 정계에서 <잃어버린 10년>을 그렇게 운운하더니 가요계 역시나 이 흐름에 따라맞춰가나 보다.
그야말로 10여년 전 그러니까 민주당의 10년 역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대인기를 누리던 가수들이 마치 서로 협의라도 미리 한 것처럼 요즘 일시에 복귀를 선언하는 걸 보게 된다.
손지창, 김민종 듀엣의 더 블루, 날개잃은 천사와 백일째 만남으로 90년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룰라도 그리고 노이즈, 오랫동안 연기자로 활약하던 중 90년대 중반 가요계로 진출해 대성공을 거둔 임창정 등 요즘 이들 90년대 가요스타들의 복귀가 상당히 봇물을 이루고 있다.

난 이런 현상이 달갑지 않고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고 본다.
이선희라던가 김완선,조용필이나 전영록 같은 이른바 80년대 아이콘들이 본격적으로 저물던 시기인 90년대 초반 이후에 데뷔한 이들은 대부분 가창력이라던가 안무 실력 그리고 비주얼까지 이렇다할 이들이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 때 등장한 이들 중 서태지나 듀스, 김건모, 솔리드 정도 빼면 노래실력이나 무대 위 카리스마, 비주얼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난 이들이 거의 없다.
딱히 노래를 잘 한다거나 뚜렷한 음악성이나 작곡실력 이런 거 없이 단지 튀는 의상이나 개성, 오락 프로그램용 말빨 등으로 그 시절 신선함과 독특함 이런 요인 가지고 아주 잠시 반짝인기 누리다 대중들 앞에서 사라져 잊혀진 일종의 반짝기획상품 같던 이들.

그런데 이런 이들이 단지 복고풍 무드나 그 시절 향수에 젖은 팬들 또는 타성에 젖어 보톡스와 필러로 어색하게 땡긴 얼굴과 불편해 보이는 무대의상으로 그 시절 인기 재현하려 하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이건 아니다 싶다.
뭐 가요 7080 같은 프로그램에 나오는 분들처럼 힛트곡이 많거나 음악적인 재능이 뛰어난 이들이 향수를 자극하는 건 참 보기 좋은데 어떻게 보면 기획사 중심의 로봇가수 원조였던 그래서 딱히 내세울 것 없이 그저 반짝힛트가수였던 이들이 그저 옛 영화 다시 누리고자 여전히 변한 것 없는 모습으로 나오는 거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들이 그 당시 힛트시켰던 곡들 지금 다시 들어보면 하나같이 한 번 듣고는 다시는 재생시키고 싶지 않은 그런 경우가 태반에다 작사작곡 상태도 영 아니고 노래실력도 거의 수준이하에...
나아지거나 달라진 것 하나 없이 돌아온 이들, 그리고 알고보면 그 이유는 대부분 하던 사업이나 다른 그룹 결성 또는 결혼생활 실패던데?

이번에 컴백하는 룰라의 경우 이상민이 이혼하고 사업실패로 재산 다 날리지 않고 잘 살았더라면 그리고 솔로활동과 배우변신을 했던 김지현이 성공했더라면 그리고 채리나가 만일 유리와 결성한 여성듀오가 대박 났으면 룰라 재결성 하라고 누가 등 떠밀어도 절대 안 했을테다. 그러니 이런 현상 이해는 하면서도 그저 박수 받을 때 떠나는게 그나마 추억이라도 곱게 남기는 길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상기하게 된다.
어쨌건 무작정 돈과 옛 인기만 욕심나서 추억마저 파는 분들 난 꽤나 얄밉게 보인다.